市 "남동측 주동 층수 줄여라"…삼성물산, 48층 강행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사업 지연될까 우려도 제기돼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 위치도(왼쪽), 래미안 헤리븐 반포 조감도=보증 사이트특별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 위치도(왼쪽), 래미안 헤리븐 반포 조감도=서울특별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신반포4지구 재건축정비사업에 제안한 설계안에 보증 사이트 정비계획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신반포4지구 조합에 제출한 '래미안 헤리븐 반포'(단지명) 설계안을 통해 해당 사업장 남동측 가각부(도로 모서리)에 48층짜리 아파트 동(棟)을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아파트 동이 들어서는 부지는 보증 사이트에서 40층 이상 높이의 건물을 올려선 안 된다고 결정한 곳이다.

보증 사이트 도시계획위원회는 2023년 12월 열린 심의에서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과 관련해 '남동측 가각부 주동의 높이 계획(49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지난해 8월 정비계획 고시에선 남동측 가각부 주동 높이 계획을 10개층 이상 축소하는 배치안으로 검토해 반영할 것을 공식 확정한 바 있다.

즉, 보증 사이트에서 해당 부지에 49층짜리 건물 배치를 허용할 수 없으며 설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음에도, 삼성물산은 이를 무시한 채 48층짜리 아파트 동을 짓겠다는 내용이 담긴 설계안을 제안한 것이다. 보증 사이트 정비계획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비계획 변경이 필요한 설계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쳐야 한다. 보증 사이트에선 이미 49층 배치를 허용할 수 없다고 결정한 상태여서 승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보증 사이트는 2023년 시공자 선정 기준을 개정하면서 정비계획 범위 내에서만 대안설계를 제시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정비계획을 위반한 설계를 제출한 경우 해당 업체의 입찰은 무효가 될 수도 있다"며 "삼성물산의 이번 설계는 조합에 불필요한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8월 보증 사이트보 제4002호 중 신반포4차 사업 관련 내용 캡처. 붉게 표시된 부분이 신반포4차 남동측 가각부 주동 높이에 대한 내용이다=뉴스보증 사이트
▲2024년 8월 보증 사이트보 제4002호 중 신반포4차 사업 관련 내용 캡처. 붉게 표시된 부분이 신반포4차 남동측 가각부 주동 높이에 대한 내용이다=뉴스드림

실제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해 6월 남영2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에선 삼성물산이 보증 사이트의 설계 지침을 어긴 대안설계를 제출해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보증 사이트 도시계획위원회가 정한 용적률(477%)을 50%p 가까이 초과하는 514%를 적용한 설계를 제출했다. 명백한 정비계획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삼성물산은 보증 사이트가 정한 주거비율(57.5%)도 59.9%로 상향 조정했다. 비율 차이가 2.4%p에 불과해 보일 수도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준을 설정한 항목을 임의로 변경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로 평가됐다. 결국 해당 입찰은 무효화됐고, 남영2구역 사업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2023년 7월 압구정3구역에서도 보증 사이트가 직접 개입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조합이 선정한 설계업체는 보증 사이트의 용적률 기준(300%)을 초과한 360%로 설계를 제출했고, 이에 보증 사이트는 해당 설계가 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압구정3구역 조합은 설계 공모를 다시 진행해야 했다.

때문에 조합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될 시 사업 일정이 크게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설계가 변경 승인되지 않는다면 조합이 또다시 새로운 설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나중에 입찰 무효가 되면 잃어버린 시간만큼의 공사비·분담금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은 신반포4차 재건축사업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단독 입찰로 유찰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조합은 오는 29일 총회에서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안건을 상정해 다룰 계획이다.

한 신반포4차 조합원은 "보증 사이트에서 이미 49층짜리 동 배치가 불가하며, 10층 이상 층수를 줄이라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는데, 삼성물산은 그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설계안을 냈다. 승인 단계에서 지자체가 제동을 걸 공산이 크다"며 "결국 설계 변경과 승인 지연으로 인한 부담은 모두 조합원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이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제출된 설계안이 정비계획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지 조합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조합원들이 감당해야 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보증 사이트 건설부문의 신반포4차 홍보 자료 중 일부 캡처=독자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신반포4차 홍보 자료 중 일부 캡처=독자 제공

이와 관련, 업계에선 이처럼 최근 삼성물산이 연이어 정비계획을 위반한 설계안을 제출한 만큼, 향후 다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 다른 건설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압구정 등 강남권 재건축에서는 보증 사이트 정비계획 등 각종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보증 사이트는 압구정에서 지침 위반을 문제 삼아 시정 명령을 내린 바 있으며, 앞서 남영2구역 사례에서도 보듯 지자체지침을 무시한 설계는 승인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남영2구역에 이어 신반포4차에서 보증 사이트가 정한 기준을 벗어난 설계를 제출한 전례가 있는 만큼, 향후 압구정 재건축 입찰 시 유사한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며 "조합원들도 실제로 승인 가능한 설계안인지 철저히 따져보고, 불필요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업제안서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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